혼자 가는 여행은 누구를 막론하고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그냥좋아서라고 말하는이도 있겠지만 그 또한 특별하다 할 것이다.
혼자라서 특별할 수도 있겠다.
나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학창시절 나는 혼자가는 산행을 좋아 했었다.
1박 2일 코스로 주거지에서 멀지 않은
국립공원과 지방의 유명산을 등산하는 것인데
당시의 객기는 나에게 많은것을 주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산행이 있다.
장성 백양산에서 정읍 내장산을 돌아 오는 코스였었다.
사실 이런 코스를 찾는 등산객은 많지 않았고
탠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이는 더더욱 없는 코스였다.
여름밤 백양산을 넘어 내장산에 접어드는 조그만 저수지 뚝에서
야영을 하는데 갑자기 비가내리는 것이었다.
비에 대비하지 않았던 나는 모든것을 서둘러 챙겨
멀리 불빛 하나를 목표로 내려와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었다.
밤 늦도록 불이 켜져 있었던 까닭을 다음날 아침 알게되었다.
간밤은 아내와 아버지를 남기고 먼저가신 가장의 제삿날 이었던 것!
"계십니까?"하며 부르자 화들짝 문을 열며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던것 같은데
그것은 객지에나간 아들의 이름이었단다.
뒷방 할아버지방에서 잠에서 깬 그날 아침 나는
아버지의 제삿날에 오지못한 아들이었고 손자가 되어 있었다.
배낭에 넣어졌던 담배 한 값을 꺼내 할아버지에게 드리고
내장산으로 향했던 그날의 나홀로 산행이 지금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