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에, 새로운 사람에 나를 던져놓고 뉴스도 챙겨보지 않았고(아니 못했고), 세상사 어떻게 돌아가는지 둘러보지도 못했다. 내 변화에 적응하기에도 여념이 없었다.
예전에는 여러가지 일을 잘 해냈는데 지금의 나는 하나의 변화에 몰두하기에도 버거운 심정이다. 기억은 짤막짤막 옆길로 새고, 집중력도 조금씩 내 의지를 밖으로 빠져나가게 만든다.
이 변화에 익숙해지려면 내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할 테지만, 이번은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긴장감의 연속이다.
몸에서 긴장감이 빠져야 정신적으로 편해지고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솔직히 메이벅스에 와서 댓글이라도 달아야지 하면서도 집에 오면 씻고 곪아 떨어지기 바쁘다. 그 좋아하는 영화도, 책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다.
정신적 변화가 내 머리속에 다른 어떤 것도 들어오지 못하게 다 차단하는 느낌이 든다.
이 변화에 아직은 익숙해지지 않아서다.
몇 십년을 손맞춰 온 이들 틈 속에서 혼자 객인 느낌을 받는 부담감과 그들과 손발을 맞추어가야 한다는 것과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나의 욕심이 날 뻗게 하는 것 같다. 세상에 밤 10시에 잠을 자다니,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한 꿀같은 시간에 꿈나라에 가 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변화가 싫지만은 않다. 날 가끔 긴장시키는 이 에너지가 좋다.
곧 모든 것에서 익숙해지면 마음이 편해지고 저녁 나만의 취미 생활로 돌아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항상 그래왔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