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그랬다니, 당장헤어지라고요.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 가해자들의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랑을 이유로 의심받고 통제 받으며 폭력에 시달린다면 사람들은 왜 사랑을 하게 되는 걸까요. 왜 사랑때문이라고 하면 너무나 많은 것을 용서하는걸까요.
사랑은 특수하고 특별한 가치를 주는 것으로 운명적인 이 관계는 축복받아야한다는 거짓된 신념때문입니다. 사랑은 오히려 상호간의 노력을 통해 쌓아올려가는 신뢰와 존중의 직조물입니다. 사랑에 대한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은폭력을 저지하지 못할만큼 고통스러운 사랑을 자행?하고 이런 관계의 늪에 빠진 사람은 상대앙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가 원하는 모습을 만들기를 시도합니다. 보다 그 사람에게 집중하고 그 사람의 요구를 따르며 그 사람의 원하는 외모와 행동패턴을 갖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 목적에 도달할 수는 없는데 상대방은 계속 다른 이유를 대며 폭력으로 통제하려 들기 때문입니다.
데이트폭력과 가정폭력은 흔히 친밀한 사이의 폭력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즉 친밀함을 이용하여 통제하거나 혹은 스스로 통제받는 미묘한 메커니즘을 만들어냅니다. 애인 사이에 일어나는 끔찍한 폭력이 사랑 싸움이라는 말로 슬쩍 변장하기도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피해자가 관계를 끊으려고 하면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 '너무나 사랑해서 그랬다'는 말로 사과합니다. 피해자는 자신이 조금 더 가해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면 폭력이 멈춰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그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가해자는 상대방을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권리라고 생각하게 되고 피해자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이해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반복적인사과와 사랑 고백에도 불구하고결국 이별을 고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좋아서 연애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헤어지자고 하면 안 때릴 남자가 어디 있겠나' '이별 통보도 요령껏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며 폭력을행사 합니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욕설을 하거나 상대방을 비하하는 등 언어적 정서적 폭력을 행사하고 혹은 신체적인 학대를 하는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헤어지면 죽어 버리겠다는 위협을 하기도 하고, 둘 사이에 있었던 사랑의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하며 가족이나 친구를 죽여버리겠다고 공포심을 주기도 합니다. 어떻게 사랑한다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사랑을 둘러싼 잘못된 생각들이 이런 행동을 돕고 있습니다. 사랑의 이야기는 무한한 희생과 헌신, 봉사로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낭만적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에 현모양처 이데올로기까지 가세하여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은 행복하게 되었더라'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노력하게 합니다. 자신이 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을 부끄러워 하게 만듭니다. 폭력의 피해자임을 노출하면 사람들은사랑하는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사랑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네가 조금만 더 참아 봐.''네가 조금만 더 그 입장이 되어 봐.'라는 조언을 듣기도 합니다.
사랑도 엄밀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통제 받은 상황에서 희생 봉사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상대방을 소유하고 싶고 통제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사랑으로 포장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을 감지 하였다면 그것은 사랑을 빌미로 한 착취와 폭력임을 알려 주고 도와 줘야 합니다. 사랑은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므로 갈등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감추려 하지 마세요. 갈등을 누군가 폭력적 태도로 해결하려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닙니다.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이별폭력은 더이상 사랑때문에 발생하는 신비로운 광적현상이라는 오해를 벗고 가장 비겁하고 치졸하며 간악한 가해행위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맺고 있는 사랑을 되돌아보고 이상적인 사랑의 관계를 맺기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점검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