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안경을 써온 나에게 눈은 특별히 소중한 신체의 일부분이다... 20살이 되기 전에 이미 고도 근시와 고도 난시로 안경없이는 1미터 앞의 사물도 구분하기가 힘들었고... 안경알의 두께와 무게로 항상 콧대와 귀가 아파서 고생했다...
그래서 취업을 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라식수술이었다... 아직도 수술 후 나에게 다가온 변화들이 생생하다... 점점 시력이 회복되면서 자고 일어나 안경없이 벽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확인할 수 있음에 감격했고... 나무의 잎사귀들을 하나하나 구별해 낼 수 있음에 감사했다... 겨울이 되면 실내에 들어서서 김이 서린 안경을 닦는 수고로움이 이젠 옛추억이 되었다...
어렵게 얻은 시력회복을 이젠 완전히 잃은다고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3일의 짧고도 소중한 시간... 너무나도 눈에 담아두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족들의 얼굴을 기억속에 저장해 두고 싶다... 부디 평생을 살면서 시력을 잃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눈의 소중함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