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 동행, 출판사 : 어문학사, 저자 : 진종구
"고행의 길이라는 걸 잘 알지만, 문득 그곳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기 책의 저자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순례했던 것은 사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못다 한 효도에 대한 반성이었다. 서울과 부산 왕복거리를 뛰어넘는 1100킬로미터에 달하는 긴 순례길 내내 등 뒤의 배낭에는 늘 어머니의 영정사진이 담겨 있었다.
순례길을 떠나기 전 그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 부총장직을 미련없이 내던졌다. 반평생의 공직생활을 접고 후학 양성에 매진하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선택한 직업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도 말이다.
순례길을 걸으며 많은 시간 사색하고 자문하기도 하며 수도없이 울기도 했지만 순간순간이 행복했다는 그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순례의 여정이 곧 삶임을 깨달았다.
그는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긴 고행 속에서 마음의 평화와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며 오늘도 담담하게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는 이 세상의 행복한 순례자다.
'동행(어문학사)' 저자의 사모곡이 담긴 이 책을 읽으며 잠시 생각에 잠겨 효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