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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는 부분은 구릉지역이었다.
워낙 긴 곳이고 사방이 터인 지역이라 토벌군에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용은 최대한 빨리 구릉지역을 가로질러 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용이 알고 있는 경신술을 펼쳐 최대한 빨리 달려도 정찰대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가 달려가고 있는 방향에 따라 연속적으로 신호가 오르자, 추적대의 수장(首將)은 용의 의도를 어느 정도 알아채고 미리 토벌군(討伐軍)를 용이 가려는 곳으로 보냈다.
용도 신호가 오르는 것을 보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사방이 구릉이고 숲으로 가는 곳을 제외하고는 계속 구릉이 펼쳐지는 지역이라 토벌군과 맞부딪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차라리 토벌군을 뚫고 숲으로 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였다.
막 숲의 윗부분을 보면서 구릉을 올라가니 기병들을 비롯한 토벌군이 보였다. 이미 짐작을 한 것이었으므로 용은 천천히 검을 들고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이미 용의 생각을 읽었는지 기병 다음에는 보병이 줄지어 서 있었다.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을 하였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많은 적들과 싸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용도 상당히 긴장을 하게 되었다.
용과 기병은 서서히 상대를 향하여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용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생각을 하였다.
‘ 포위를 당하면 죽는다. 재빨리 움직여 포위가 안 되도록 하고, 빠른 시간내에 빠져나가야 한다. ’
용이 최대한 내력을 검에 불어넣자 검이 울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를 듣자 토벌군의 수장도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장의 경우에도 나름대로 무술을 익힌 사람이라 검명(劍鳴)이 무엇인지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수장은 들어올린 손을 내렸고, 천천히 걸어오던 기병이 달리기 시작하였다.
용도 그 모습을 보고 달리기 시작하였다.
양 측이 약 100장(약 3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도약(跳躍)을 한 용은 검을 흩뿌렸다. 보이지 않는 뭔가 위력적인 기운이 관병들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용이 도약하는 모습과 뭔가 보이지 않는 강한 기운을 느낀 기병들은 방패를 앞으로 내세웠고, 검기와 방패는 입맞춤을 하였다.
“ 꽝 ”
“ 크윽 ”
“ 케엑 ”
아무리 방패로 막는다고 해서 검기를 완전히 방어할 수는 없었으므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몇 명의 기병이 땅에 떨어졌고, 용은 양 측의 충돌로 생긴 기파를 타고 더욱 하늘로 뛰어 올라 다시 한 번 검기를 뿌렸다.
“ 꽈 - 앙 ”
“ 으악 ”
“ 큭 ”
뒤쪽에 있어 충돌하지 않은 기병들은 용이 충돌에 튕겨 나갈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임기응변으로 하늘로 오르자 너무 놀라 잠시 방심을 보였고, 재차 공격해 들어온 기파에 상당한 피해를 입어 수많은 기병들이 땅에 떨어졌다.
땅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다소의 내상을 입은 기병들도 많이 발생하였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군의 수장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연속 두 번 검기를 날린 용은 두 번째 일어난 충돌의 힘을 빌려 뒤로 물러나 있었다.
용의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두 번 연속 검기를 펼쳤으므로 방탄되어 들어오는 기파에 내부가 흔들려 다소간의 내상을 입었는데, 상황이 상황인만큼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다시 검을 고쳐잡으며, 새로운 공격을 위해 준비를 하였다.
두 번의 충돌로 약 40여명의 기병이 타격을 입었지만, 그리 큰 피해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