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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조지 오웰

알짬e(alzzame) VIP

기사승인 2020.10.14  23: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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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를 읽다 보니 많이 지루해졌습니다.

분명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 분명한데(많은 분들이 인정하듯이) ...

그래서 계속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옮긴이가 쓴 작품해설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작품해설을 읽으면서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책을 읽고나서 옮긴이의 작품해설을 다시 읽어봅니다.

(혹시 이 책을 읽을 계획을 가지고 계시거나, 스포일러가 걱정되시는 분은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상상 이상으로 철저한 전체주의 국가, 오세아니아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과 욕망은 물론 그 사상까지도 엄격하게 감시하고 억합한다. '빅 브라더'라 불리는 당의 지도자 얼굴이 사방에 붙어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텔레스크린과 사상경찰 등이 당원의 일거수일투족을 빈틈없이 감시한다. 당의 원칙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행동이나 생각을 하는 당원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비리고, 그에 관한 모든 기록도 일제히 삭제되어 그 사람은 아예 존재한 적이 없었던 사람이 된다. 당은 불온한 생각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인 '신어'를 만들고 기존의 단어를 삭제하는 데 전력을 투구한다. 또한 당의 완벽성을 입증하기 위해 과거를 끊임없이 날조한다. 당이 예측하지 못한 과거나 당이 말하는 과거와 다른 모습의 과거, 즉 진실은 용납되지 않는다. 당의 이런 날조 행각에 동참하는 당원들도 '이중사고'라는 사고훈련을 통해 자기 검열을 실시하고, 그렇게 진실은 부인되고 지워져버린다. 지나치게 똑똑해도 위험자로 낙인찍히고, 지나치게 열심이어도 당의 주시를 받는 탓에, 각 부처에는 표정과 생각을 읽을 수 없는 작은 눈에, 납작한 얼굴의 딱정벌레 같이 생긴 사람들만 급격히 늘어난다.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전체주의 세상에서 홀로 인간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바로 어제 초콜릿 배급량 감축 발표가 있었는데, 그 다음날 초콜릿 배급량이 늘었다는 당의 선전 방송이 나오고 그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며, 진정 어제를 기억하는 인간은 자기 말고는 없는 것인지 고뇌한다. 멸망기로에 들어선 최후의 인간으로서 그는 일기장을 구해, 사상적 동지라 생각되는 오브라이언에게 편지를 쓰며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혼자나마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고, 이 온전한 정신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애쓴다. 불온한 사상을 가진 사람의 최후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곧 자신에게 죽음이 닥쳐올 것을 알면서도 그는 필사적으로 당에 저항하고, 당을 증오한다. 그러는 가운데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자신을 염탐하는 사상경찰의 끄나풀이라 의심했던 여자, 줄리아에게서 사랑 고백을 받은 것이다.

줄리아의 고백을 들은 후 증오와 불안, 공포로 점철되었던 그의 삶에 전에 없었던 생기와 활력이 돋는다. 처음에는 쾌락을 위한 성관계를 금지하는 당에 대한 반항심에 줄리아와 관계를 맺었지만, 갈수록 인간 본연의 감정인 사랑이 커지기 시작한다. 둘은 인간다운 모든 것을 원천 봉쇄한 당에 반항해 위험한 밀회 장소를 전전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다 채링턴 씨의 고물상 윗방을 빌려 오롯이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즐기기에 이른다. 곧 사상경찰에 들켜버릴 것을 알면서도 둘은 무모하다. 지금보다 더 자유로웠을 과거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침대에 누워, 선선해진 여름날의 저녁 바람을 맞으며 의무감에 사랑을 나누는 대신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주고받았겠지 생각하며 기억나지도 않는 과거에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당이 날조마저 포기한 아무쓸데없는 물건인 유리 문진 속의 산호를 바라보며, 둘은 그 안에 갇힌 자신들만의 작은 세상을 꿈꾼다.

곧 둘은 윈스턴이 정신적 동지라고 믿었던 오브라이언을 찾아가 당에 저항하는 형제단에 가입하고, 당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맹세한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은 형제단으로 위장한 당의 끄나풀이었고, 윈스턴과 줄리아는 곧 체포되어 서로를 완벽하게 배신하고, 짓지도 않은 죄까지 모두 자백하며 철저하게 무너진다.

둘은 애정부에서 모진 고문을 받으며 인간성의 극한성을 시험받는다. 사람을 철저하게 망가뜨리는 육체적, 정신적 고문 가운데서도 윈스턴은 자신이 줄리아에 대한 사랑만큼은 배신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을 지킨다. 하지만 자신의 인간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자에게 당의 용서란 없었다. 결국 윈스턴은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쥐 앞에서 줄리아를 팔고 "내가 아닌 그녀의 얼굴을 쥐가 파먹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그가 지키려 그토록 노력하던 일말의 인간성이 처참하게 말살되는 순간이다.

결국 당의 무자비한 고문과 회유, 겁박에 무너진 윈스턴은 인간성을 모두 잃고, 당의 사상에 완전히 굴복한다. 애정부에서 풀려난 뒤 줄리아와 우연히 재회하지만 서로를 배신한 둘 사이의 온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제 윈스턴은 시간이 날 때마다 밤나무 카페를 찾아 술에 취한 채 텔레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선전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이토록 자비로운 빅 브라더의 사랑을 과거에는 왜 그렇게 의심하기만 했었는지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윈스턴은 애정부에서 자신이 완벽하게 용서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머릿 속에 총알이 박혀 죽는 자신을 상상한다. 조지 오웰이 설계한 디스토피아, 그 안에서 윈스턴 스미스는 철저하게 패배했고 당에게 무릎을 꿇었다.

옮긴이 : 임소연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음.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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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소(lusso) 2020-10-09 12:05:20

    안녕학세요.알짬e님는 저는 1984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예전에는 음모론으로 치부했던 것들이 요즘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삭제

    • 바라보기(qkfkqhrl)VIPVIP 2020-10-08 18:43:38

      저도 소설을 읽지 못했을 때 가끔 찾아 읽어보는게 바로 해설서 인것같스버다.
      대략 이런 글이겠거니 하고 이해하게 되거든요.
      잘봤습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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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love this po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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