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나는 주로 올레길을 걸었다. 두 번째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올레길은 푸른색 리본과 도로 페인트로 표시가 잘 돼 있다. 그런데 올레길 경로가 몇 차례 변경되었는지, 어느 구간에는 방향이 여러 개라 혼동을 겪을 수 있다. 핸드폰으로 올레길 제 경로를 찾아도 되고, 어느 한쪽 길을 택해 우직하게 나아가도 된다. 어쨌든 길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커먼 화산석에서 난전을 펴 놓고 해산물을 판매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보며, 나는 생계의 무게를 실감하였다. 1월의 제주는 늦봄처럼 뜨끈하였고, 바다는 시리도록 푸르렀다. 제주의 바다는 에메랄드빛이 장관인데 내가 제주에 갔던 때는 날씨가 흐려 조금 짙푸르다 할 수 있을 정도의 바다 색깔이 올곧게 유지되었다. 그것도 아름다웠다. 자연이 아름답지 않을 수가 있으랴, 싶다.
덕후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등대를 좋아하는 나는 제주도에서 여러 개의 등대를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뜻깊은 여행이었다.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바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