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음식 한 번 말하면 그 음식을 자꾸 사 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식구들 대부분이 그런 사람들이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같다.
고등학생 때 초콜릿을 많이 먹었다. 커피도 많이 마셨는데, 커피만큼 초콜릿도 많이 먹었다. 잠을 깨기 위해서였고, 그게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말을 들어서이기도 하다.
지금도 시중에서 그(내가 고등학생 때 많이 먹었던 초콜릿) ) 초콜릿을 구매할 수 있다. 롯데 드림카카오. 나는 카카오 함량 72%짜리 초콜릿을 좋아했다. 적당히 달고 씁쓸한 맛.
이모는 아직도 한 번씩 나에게 그 초콜릿을 사다 준다. 이모가 가방에서 그 초콜릿을 꺼내 나에게 내밀 때면, 나는 시간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차원에서 살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모에게 나는 언제나 작고 귀여운 조카이고, 나에게 이모는 언제나 그 능력에 한량이 없는 사랑의 화신이고.
초콜릿을 볼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감미로운 일일 터다. 중년이 된 이모와 서른이 된 조카의 긴밀함이 여전하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다음엔 내가 이모에게 초콜릿을 건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