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요리를 시작한지 아마 1,2년쯤 된 것 같습니다. 이사 온 집에 딸려있던 오븐을 보고나서 시작한 것 같은데 첫 요리가 굽네치킨이었습니다.
굽네치킨을 사먹으면 되지 귀찮게 뭘 만들어 먹냐고 했었는데.. 어디서 레시피를 보고와서는 만들어냈는데 파는 굽네치킨이랑 똑같고 더 깔끔했습니다.
근데 오븐으로 앞면을 20분정도 굽고 뒤집어서 20분 더 굽고 하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것 같아서 못하게 했더니 다른 요리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꼬막 삶고 양념장 만들어 뿌려내고 칠리새우, 찹스테이크, 바지락볶음, 돼지고기 보쌈까지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깻잎 찜이나 어묵볶음, 김치볶음 등 밑반찬까지 기가 막히게 만들어냅니다.
유명 쉐프가 남자들이 더 많은 걸 보면 남자가 요리를 하면 더 잘하는 것도 같습니다. 칼질은 아직까진 제가 더 잘합니다.
남편이 요리할 때 저는 옆에서 잔심부름을 해주거나 춤을 춥니다. 맛있게 만들어내라는 응원인데 시끄럽다고 정신없다고 그럽니다.
남편의 요리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중국식 바지락 볶음입니다.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바지락을 삶아 건져내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한주먹씩 넣고 고수 듬뿍 넣어 볶아내는 요리입니다.
거의 매주 주말마다 바지락볶음을 해달라고 하니 괜히 그 요리를 선보였다고.. 자기는 맵고 고수 냄새나서 간도 못 보는 걸 자꾸 해달라 한다고 투덜댑니다. 어떻게든 이마트에 데려가서 바지락을 만지작대고 서있으면 하는 수 없이 해줍니다.
다음 주에 저희 집에서 제 친구들과 조촐한 망년회가 있는데 실력 발휘하라고 '천하일품 요리 왕' 타이틀을 선사하고 '천하일품 요리대상'을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