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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송이든(widely08) VIPVIP

기사승인 2019.08.23  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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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에 세월이 묻으면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되고, 그 늙어감에 주름이 더해지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젊어서는 젊어서의 참맛을 제대로 못 느꼈다.즐거움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고 살았다. 인간은 후회하는 동물인가, 살아봐야만 과거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인가.
 
어른들이 하시는 말 중에 '좋을 때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저 젊음으로 씨름하고 신음하는데 왜 저런 말을 하는지. 뭐가 좋다는 건지, 그 좋다는 것이 그저 보이는 피부와 나이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제야 그 좋을 때란 의미의 깊이를 느끼게 됐다. 청춘을 보며 '좋을 때다' 말해 줄 수 입장이 되어서야 그 '좋을 때다'라는 소리가  청춘에 대한  자기회한이라는 걸. 좋을 때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자기연민이 담겨져 있다는 걸 말이다.
지나고보니 그때가 자신이 가장 뜨겁고, 아름답고, 자유롭게 살았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들려주는 충고요,경고인 것이다. 즐기라고!
한창 푸르를 때 삶이 주는 의미도 못 느낀채 달리기만 한 선배가 후배에게 해주는 메세지였다.
청춘이 아프다, 힘들다해도 모든 것이 쓰디쓴 약 같아도 나중에 어른이 되어 뒤돌아보면 그때가 가장 빛났고, 탐스러운 삶이었고, 가장 겁없이 달려들 수 있었던 거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거다.
그때가 좋을 때라는걸 지나고나서야, 어른이 되고나서야 알게 된 어른들의 말이었고,  나 역시 지금 그 말을 젊은 내 아이들에게 하고 있다. 
 
고로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다.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만을 놓고 비바람을 맞으며 여기까지 왔다. 그동안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지는 해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 인간도 저런 황혼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질 수 있을까? 아니면 나뭇가지에서 물기하나 없이 메마른 몸둥아리로 내 평생을 의탁한 나무에서 떨어져 초라한  낙엽신세가 되는걸까? 아름다움이란 젊음에만 머무는 것일까? 하늘에만 머무는 것일까? 땅을 터전으로 살아온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닌 걸까?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어머니의  얼굴과 손마디에 자리잡은 주름만으로도 안쓰러운 노년의 삶을 보며 두려움이 커졌다. 여기저기  고장난 육신을 끌고 병원을 시장보다 더 많이 다니고, 집안 곳곳에 널려있는 약봉지를 보며 불안이 엄습한다. 맛난 걸 먹기위해 식사를 하는게 아니라 약을 먹기위해 조금이라도 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내 노년을 피하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요즘 방송을 통해 김수미, 김혜자, 윤여정 배우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노년의 삶을 보면서 묘한 아름다움에  취한다.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일이 있다는 것, 건강하기에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고, 그녀들의 얼굴에서 주름이 먼저 들어오지 않고 미소가 전해져 온다.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젊음 못지않은 생기가 느껴지는 얼굴에서 온화하고 따뜻한 아름다움이 보였다.
오랜 세월 다져진 인생의 오묘한 모든 맛을 표현하는 외할머니의 모습처럼 포근해서 좋았다.
지치고, 무기력하고, 찌든 노년의  모습이 아닌 주름마저 훈장처럼 느껴졌다.
그녀들이 삶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 느꼈다.
바라건대 그녀들처럼 내게도 인생 후반전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즐기게 해달라고.
끝까지 초라하지 않게 내 스토리를 따뜻하게 마무리 짓게 해달라고.
단 하루를 살아도 하고 싶은 거 하고, 존재하는 것으로 감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여유롭게 세상을 안고 아름답게 지고 싶다고. 
 
 
#노년#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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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7개, 60자 이상 댓글에는 20 BUGS를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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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만(cruel91)VIPVIP 2019-08-24 22:55:16

    어떻게 늘어가는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을 보면...
    어떠한 분은 신사적인 분도있고...
    어떠한 분은 굉장히 자유분방한 분도 계시니...삭제

    • 그사람KD(kkdcoco) 2019-08-24 08:50:31

      저는 20대에 매번 어른들에게 뭐 하지마라 돈 모아라 늙으면 고생이다라고 들으며 하고싶은 것 참고, 입고 싶은 것 참으면서 살다가 20대 후반에 삶이 지겨워 사람들이 말하던 반대로 사니깐 더 행복하더라고요. 내 삶은 내사 하고싶은 것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재밌게 나이들어가는 것 같아요. 제가 30대가 넘으니 어른들은 또 이런말씀을 하더리고요. 할수 있을 때 해라고 말씀이 바뀌시더라고요... 조금 젊으실 땐 돈 모아라 그리고 이제.연세가 많이.드니 하고 싶은 것 해라고...삭제

      • 영s(kyoung50)VIP 2019-08-23 22:23:12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늙어가야 할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노년이 길어지다보니 예기치 않은 일들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리 준비하고 노년을 더 성숙하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삭제

        • fndk2846(fndk2846)VIP 2019-08-23 20:55:36

          남에게 피해 안주고 아프지 말고 사고 없이 돈 벌면서 취미 생활 즐기다가 죽을때는 재산 기부 하고 가는것 좋다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삭제

          • () 2019-08-23 18:54:19

            아름다운 인생은 무었인가?
            깊은 고뇌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감이됩니다.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말이 이해되는 이유입니다.
            잘봤습니다.삭제

            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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