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운전을 하던 남편이 뒷좌석의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뒤에 시원하니?"
"아 왜요?"
반항기인지 요즘 뭐만 물어봤다하면 퉁명스럽게 '아 왜요?' 합니다.
남편이 화가 나서 뭐라고 하자 아들의 대답이 조금 부드러워졌는데 이참에 제가 혼구녕을 냈습니다.
"물어보면 곱게 대답하면 될 것을 왜요가 뭐냐? 니가 왜요왜요하는 애기냐? 거기다 그냥 왜요도 아니고 아 왜요? 아 는 왜붙냐? 그리고 아빠가 왜 물어봤는지 모르냐? 왜 물었는지 몰라서 왜요라고 했냐?"
그랬더니 진짜로 몰라서 왜요? 했답니다.
그러고 나니 문득 그러게.. 왜 물어봤는지는 나도 확실히 모르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차에 에어컨도 오래 틀면 전기나 기름이 많이 드나? 아까워서 뒤에도 시원하면 끄려고 물어봤나?' 하는 생각을 하며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남편은 그냥 단순하게 '앞에는 많이 시원한데 뒤에는 바람이 안가서 덥지않나 염려되서' 물었답니다.
역시... 제 기준으로 생각한 "기름 아까워서" 라고 넘겨짚은 걸 입으로 내뱉었으면 상당히 모냥빠질 뻔했습니다. ^^;;
사람은 역시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버릇이 있네요..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도 섣불리 넘겨짚으면 안될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