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을 다닐시에는 가장 주의 할 점이 '공중화장실'입니다.
대충은 화장실이 많지 않음을 알고 갔음에도 제가 간과한 사실 하나...역사에도 화장실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피렌체를 다녀오고서 야박한(?)화장실 문화를 경험하고서는 반드시 식당에서 해결하거나 카페등을 이용하면서 하루 커피 7잔을 마셔야 했습니다.
커피값은 1000원인데...물값이 굉장히 비쌌습니다.
물값만 하루에 둘이서 2만원을 넘게 나왔습니다...그러다 보니 그냥 싼 커피로 대처하면서 화장실 다녀왔습니다.
또 사설이 길었습니다.
피렌체역이었습니다.
큰 역인데 설마하니 화장실이 없을까 싶어 알아보지 않고 간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화장실은 급한데 안내표지판도 보이지 않고 분주하고 많은 사람들 덕에 묻기도 곤란했습니다.
호피무늬의 바지를 입은 20대 초반의 모델 여성이 사분 사분 걸어오며
"메이 아이 헬프 유?"
검은색 광빛이 도는 굉장한 미인이었습니다.
빛이 납니다.그녀의 친절한 표정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입니다.
자태 고운 그분이 영어로 제게 묻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화장실을 찾는다고 하니 따라오라고 합니다.
따라가는 길이 무슨 RPG맵을 보는 듯 했습니다.
많은 게이트들을 지나고 돌고 돌아 지하로 내려가더니 자전거보관소를 거쳐 유료화장실 앞으로 도달했습니다.
싱긋 웃으며 여행오셨나 하면서 묻기도 하고 자기는 모델 꿈이 있어 몇 달 전에 이곳으로 왔다하면서 수다를 나눴습니다.
당시 어버버 하는 와이프 모습을 보며 "큐트"라며 치켜세워 주기도 했습니다.
화장실 앞에 도달했을 때 진심을 다해 둘이서 한국식 배꼽 인사를 했습니다.
돌변합니다.
손을 내밉니다.
무슨 상황인가 싶어 둘이서 그녀의 얼굴을 봅니다.
수고료를 달라고 합니다.
일종의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달라고 합니다.
로마에서 당했으면서도 또 당했습니다.
"하우 머치..."
동전 지갑을 보더니 다 달라고 합니다.
실갱이 하기 싫어 절반을 주고서 우리도 화장실 이용료도 내야 하니 곤란하다며 딱 잘라 말했습니다.
웃으며 받습니다.우리에게 축언을 해줍니다.그리고 한 마리의 표범이 되어 날렵하게 사라집니다.
뒷모습을 보는데 정말 모델 워킹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사분 사분 꼿꼿한 모습..반짝이는 호피무늬와 그리 찰떡궁합이 없습니다.
그걸 계기로 친절한 이탈리아인들은 경계대상 1호였습니다.
의심하며 멀찍히 떨어지며 스스로 알아서 학습하며 보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로마와 피렌체 같은 대도시만 그렇습니다.
시에나와 아시시같은 곳은 동양외국인이라며 더 잘해줍니다.
오히려 그곳에서는 홈리스도 못봤습니다.
헤메고 있으면 구사 하기 힘든 영어로 뜨문뜨문 알려줍니다.
물도 대형마트에서 사서 마시라고 조언도 해주고 눈만 마주치며 "하이"라고 인사도 해줍니다.
그곳이나 한국이나 도심의 야박스런 모습이었을 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아시시' 정말 강력하게 추천해드립니다.
이쁘고 조용하며 산들이며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곳에서의 바람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둘이 냉정과 열정사이 책의 영감을 얻고서 우리가 부부싸움하여 가출하게 되면 '피렌체'가 아닌 '아시시'에서 만나자 라며 웃으며 농담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