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처럼 내 머리속에 쳐져있는 걱정은 인간관계으로부터 발생한다.
나빼고 다 타인이라는 말은 이상하게도 가족에게는 허용되는 키워드가 아닌 것 같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뇌는 작동한다. 아침을 어떤 재료로 식탁을 차리나?
국이 있어야 밥을 먹는 습관을 가진 가족으로 인해
늘 국거리가 아침 걱정키워드로 내 아침 알람소리와 함께 기상한다.
도대체 끝날 것 같지않은 밥상의 메뉴는 저녁에도 그 다음날도 계속 진행된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이 먹거리가 계속 반복되는 걱정키워드라는 것이다.
나는 대충 먹어도 상관없는데 가족들이 그리 먹는 건 불편하고 불쾌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집안구석구석 걱정 키워드가 적재되어있다. 늦은 귀가로 걱정을 산처럼 안고 있기도 하고,
잠을 조금 더 자려는 아이와 사투를 벌이며 이러다 늦을텐데 초조함으로 불안해한다.
밖에서는 사람들과 적응을 잘하나 못하나부터 얼굴표정을 살피며 혼자 걱정을 키우고 있기도 한다.
신경버튼을 끄기위해 노력해도 눈 뜨는 순간부터 사소한 일상의 버튼들이 켜진다.
차조심하고, 휴대폰 길거리에서 하지말고,점심 잘 챙겨먹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ᆢㆍ
수없이 탑재된 걱정더미를 쏟아내며 나 스스로도 머릿속 거미줄을 치워버리고 싶고
나를 통해 나가는 신경레이다망을 끄고싶다. 스스로도 피곤함을 느끼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내 걱정은 다 형체가 없는 것이다.
그냥 일어나지도 않는 불확실한 앞날에 대해 먼저 불안함이 앞서 나가있는 것이다.
그냥 되는대로 닥치는대로 하자 하고 일단 멈춤버튼을 자주 작동시키려고 노력한다.
집을 나서면 진짜 타인들과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걱정까지 개입되게 되면
정말 뇌가 쉴 수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