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분을 보내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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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인의 모친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는데,
멀쩡히 걸어들어가셨으나,
병원에 도착해 침대에 몸을 누이는 순간 호흡이 정지되셨다네요.
폐혈증에, 평소 심장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라,
산소호흡기도 소용이 없었고, 심폐소생술도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황망하기 그지 없으나,
한 편으로는 참 편안히 돌아가셨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부모님을 모두 여의었지만,
마지막 모습이 쉽게 떠나시지 못하셨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죽음은 두려운 이미지로 남게 되겠지요.
둘째 따님은 마지막 입관을 보시지 못하시더군요.
그 마지막 모습을 몇 번 보고 나서 너무 힘드셨다고 ㅠㅠ
가족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를 위로하며,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나눕니다.
미련을 남겨두면 안되겠지요.
그래서 몇 번이고 어머니의 마지막을 이야기합니다.
문상하는 저에게도, 또 다른 문상객에게도 끊임없이 어머니의 마지막은 이야기됩니다.
이렇게 마음 속 미련을 뱉어내는 거지요.
오전부터 오후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무 것도 한 것은 없지요.
그냥 앉아있는 겁니다.
혹여나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들을 뱉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는 떠날 것입니다.
누군가는 큰소리로 울어줍니다.
고인의 형제인 제 지인의 이모들, 고인의 친구들은 큰 소리로 웁니다.
그 울음소리가 참 아름답게 들립니다.
통곡소리이지만, 누군가 고인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며 조금 더 함께 있었으면 하니까요.
울고 있는 이 분들도 자신의 순서를 손꼽아보시겠지요.
이제 그 다음은 누구 차례일까요?
내가 떠난 자리에 누군가는 통곡하며 아쉬워해 줄까요?
"참 잘 사셨나보다"
입에서 이 한 마디가 툭 튀어나오더군요.
잘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