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성영희 - 페인트 공

심지민

기사승인 2022.12.05  09:40:01

공유
default_news_ad2

그에게 깨끗한 옷이란 없다

한 가닥 밧줄을 뽑으며 사는 사내

거미처럼 외벽에 붙어

어느 날은 창과 벽을 묻혀오고

또 어떤 날은 흘러내리는 지붕을 묻혀 돌아온다

사다리를 오르거나 밧줄을 타거나

한결같이 허공에 뜬 얼룩진 옷

얼마나 더 흘러내려야 저 절벽 꼭대기에

깃발 하나 꽂을 수 있나



저것은 공중에 찍힌 데칼코마니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작업복이다

저렇게 화려한 옷이

일상복이 되지 못하는 것은

끊임없이 보호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리 거미가 정글을 탈출할 때

죽음에 쓸 밑줄까지 품고 나오듯

공중을 거쳐 안착한 거미들의 거푸집



하루 열두 번씩 변한다는 카멜레온도

마지막엔 제 색깔을 찾는다는데

하나의 직업과 함께 끝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가 내려온 벽면에는 푸른 싹이 자라고

너덜거리는 작업복에도

온갖 색의 싹들이 돋아나 있다


출처 : 대전일보(http://www.daejonilbo.com)

default_nd_ad5
1
0
Comments 1개, 60자 이상 댓글에는 20 BUGS를 드려요.
(All comments longer than 60 characters are rewarded with 20 BUGS )
Show all comments
ad39
default_nd_ad3
i love this posting
로그인

최신 포스팅

default_news_ad5

박스오피스

인기 포스팅 : 댓글 20 BUGS

default_side_ad2

신간도서

신간도서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쇼핑키워드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