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와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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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와 김장
벌써 12월이네요. 바이러스랑 같이 살아가는 시대이다 보니 어영부영 사는 것 같은데도 시간은 항상 같은 속도로 흘러가겠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시간에 대한 체감속도는 훨씬 빨라집니다. 이제는 한 해 농사도 마무리하고 밭에도 남아있는 작물들이 거의 없네요. 또 겨울을 나려면 준비를 해야 되는데 먹거리 준비도 해야 겠지요.
늦가을에서 초겨울쯤이면 시골에서 준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메주를 만드는 것인데요. 그 해 농사지은 깨끗한 콩을 골라서 씻고 불렸다가 가마솥에다가 뭉근하게 삶아서 준비를 합니다. 그러고는 삶은 콩을 깨끗한 자루에다 넣고 밟아서 대충 으깨어 주고 다시 메주 틀에다가 넣고 밟아서는 모양을 만듭니다. 모양이 만들어 지면 깨끗한 볏짚 위에다가 두거나 볏짚으로 끈을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다가 걸어두고서는 겨울 내내 숙성, 발효를 시키지요. 볏짚을 사용하는 것은 볏짚에 있는 고초균(?)이라는 게 메주의 발효를 돕는 데나 뭐래나...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의 하나가 된장 간장과 같은 장류인데요,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메주를 만들어 준비를 해야겠지요.
메주를 만들고 나면 또 하나 남은 게 김장인데요. 농사지은 배추와 무를 절이고 씻어서 같은 양념과 젓갈로 만든 소를 넣어서 버무리는 일련의 고단한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한 겨울 든든한 반찬이 되겠지요. 지금은 예전보다 김장 량이 줄기는 했지만 도시로 나간 자식들에게 보낼라 치면 일이백포기는 금세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김장을 하는 과정들이 힘들고 고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 놓고 보면 든든하면서도 한시름 던 기분이 들겠지요.
메주는 한 달 전쯤에 만들어서 이제는 시골집 한 켠에서 바람을 맞으며 숙성중이구요, 김장은 저번 주말에 하고 왔더니 이제는 올 한해 농사도, 또 겨울 준비도 끝이 났네요. 수확이 끝난 논과 밭은 일견 황량하고 쓸쓸해 보이지만 내년 농사를 위해서는 땅도 조금 쉬어야겠지요.
아! 겨울이면 또 하나 준비해야 되는 게 있네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서는 땔감을 준비해야 하는데요. 예전에는 겨울이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산에 가서 땔감을 구해 오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는데 이제는 거의 보일러로 바꾸다 보니 땔감 걱정은 들게 되어 그래도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