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루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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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제1루, 호남에서 으뜸인 누각,
광안루를 찾았다.
대한민국 보물 281호인데, 입구가 삭아서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다.
주차장은 2,000원 선불, 입장료는 3,000원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마침 짙은 구름이 덮어 태양을 가려주었다.
34도 정도의 기온을 버틸 수 있는 건, 생수!
허걱, 광안루 자판기에 생수가 동이 났다 ㅠㅠ
박물관 형태의 춘향관은 아주 시원하고 정수기도 설치되어 있다.
이 집은 월매의 집이라고 복원해 놓았다.
앞마당쪽 대청과 달리 뒷마당에도 마루가 있어서 뒷문으로도 방과 방 사이를 오갈 수 있다.
태양을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앉으면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지붕은 짚으로 엮어 놓았지만, 방이 세 개나 연결되어 있어서 상당한 공간을 차지한다.
성참판의 딸을 낳은 기생 출신의 월매가 춘향의 어머니이니,
참판이 월매와 자신의 딸, 성춘향이 살 수 있는 집을 꽤 신경 쓴 느낌이다.
주방 뒷편에 신단을 쌓고
이몽룡의 장원급제를 빌었던 곳이란다.
우리 조상들이 장단지 가까이 항상 신성시하며,
그 해 장맛이 변하지 않도록,
가족이 안녕하도록,
새벽 일찍 일어나 정화수를 떠놓고 빌었던 마음을 잘 남겨둔 셈이다.
태양이 비치지 않는 곳을 찾아 신단을 차리는 것은 귀신이나 조상신이나 어떤 신이든 음의 기운이라는 동양적 사고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동네 어귀에 성황당나무나 솟대같은 신물을 잘 보이게 두는 것도 있지만,
남몰래 그늘 진 곳에서 손을 모아 빌었던 마음은 혹여나 눈에 띄어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는 점잖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도 오가지 않는 시간대, 누구도 지나가면서 볼 수 없는 장소, 그곳에서 오직 귀신과 홀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광안루가 연회를 베풀고 시를 읊고 학문을 장려한 곳이라면,
월매의 집 주방 뒷 편의 신단은 억눌림과 한탄의 목소리를 귀신에게나마 신원하려 했던 이들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