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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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자 읽고 싶었던 책은 아니었다. 물론 독후감 숙제 때문에 내게 읽혔던 책이었다.
그러나 고등학생인 내게 이 책은 난해했다. 이해도 되지 않는데 독후감이 써질리 없었다.
그래서 바로 현진건의 저서로 방향을 틀었던 기억이 있다.
그가 천재 작가라 불리는데에는 그만한 능력을 가져서겠지만 나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상 시집을 읽다 [날개]를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전에는 내가 어려서 이해 못한 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어서다.
참 게으르고 무능력하고 거기다 눈치도 없고 또, 또 ...어찌됐든 주인공 '나'라는 사람은 쉽게 용인되지 않는 남자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의 아내는 매춘부이고 그는 그저 방구석에서 잠만 자고 밥만 얻어먹은 살아있는 식물인간이라 해야하는 걸까,
그는 일부러 아내가 벌어들이는 돈의 출처를 몰랐을까? 아니다.
아내의 방에 드나드는 내객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었으리라. 자기의 방에서 잠으로 그 현실을 회피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그녀가 주는 돈을 무기력하게 받아, 머리맡에 쌓여가는데, 관심도 없다는 듯 했지만 그 속내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모아 놓은 돈을 똥통에 버린 진짜 이유는 뭘까?
더럽다고 여겼을까, 아님 아내가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모은 자신에 대한 불결함일까.
난 전에 이 소설의 내용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상하게 짜증났다.
그러나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나'는 바로 이상 자신의 경험이요. 심리라는 걸 알았다.
그는 매춘부외 동거를 했던 순간을 종이로 옮겨왔던 것이다. 무위도식하며 잠만 자면서 매춘를 하는 아내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주인공인 '나'인 셈이다.
마지막 번뜩인 이 외침은 어떤 희망이었을까?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