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요강꽃
푸른 잎 하이얀 얼굴은
보기 힘들어 귀할거다
붉으스레 분홍 입술
하얀 계곡따라 스며들고
넓게 펼친 그 잎새가
처녀의 주름치마로 보이누나
바람소리 잠든 날에
멸종 위기 서러워 고개를 떨구는데
꽃받침은 길어서 날개와 같고
좌우로 넓게 펼쳐
하얀 얼굴 밀어올린 요강꽃이여
붉은 입술 살포시 열어 속된 말 쓰다듬어
요강꽃 고운 일술로 흡수해 버렸음이야
세상살이 어려워도 고민은 바람이라
거꾸로 고개숙여 살짝 열린 붉은 입술이
고상한 처녀인 양 부끄러운 듯 수줍어 하네
오늘도 산들바람 스쳐가는 오후인데
푸른 잎 하이얀 얼굴은 보기 힘들어 귀할거다
written by JongGu JIN